국제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감소했지만 리비아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투매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7달러(2.61%) 급락한 배럴당 69.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71달러(2.27%) 밀린 배럴당 73.46달러에 마감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통화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전날 국제 유가는 1% 넘게 올랐었다. 하지만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하루 만에 옅어졌고 공급 부담이 대신 유가를 눌렀다.
리비아의 내정 갈등이 봉합 단계로 접어들면서 리비아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했다.
리비아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을 각각 장악한 독립 정부들은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의 임명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두 정부는 중앙은행 총재의 임명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리비아 동부 지역 벵가지의 정부는 이를 이유로 지난달 모든 유전을 폐쇄하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생산과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리비아는 하루 약 1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산유국이다.
이번 내정 갈등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도 상승 압력을 받았으나 양측이 합의 단계에 이르면서 공급 불안도 일부 해소됐다.
미즈호은행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부문 디렉터는 "리비아 원유가 다시 공급될 가능성에 이날 원유 시장이 급락했다"며 "이번 혼란이 해소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달러 하락하는 것도 비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CFI파이낸셜그룹의 조지 쿠리 글로벌 연구 총괄은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은 수요 증가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낳고 있어 유가에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더 크게 감소했지만 유가를 뒷받침하지는 못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일로 끝난 일주일간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447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130만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편 미국 걸프만을 위협하던 허리케인 '헬렌'은 주요 산유 시설 지역을 떠나 플로리다로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