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락 마감했다. 전날 3% 급락한 데 이어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3달러(0.44%) 내린 배럴당 74.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46달러(0.59%) 하락한 배럴당 77.20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유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이스라엘이 미국 주도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전날 유가는 2.97% 급락했다.
이날도 중동의 군사 갈등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유가는 계속 하방 압력을 받았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당한 데 대한 보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IRGC의 대변인은 이란 국영 방송에 나와 "대응을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경험이 풍부한 이란군은 적을 능숙하게 처벌할 수 있으며 성급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의 즉각 보복을 예상했던 시장의 예상과 거리가 있는 반응이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시간을 두고 사태 추이를 파악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에너지인텔의 아메나 바크르 선임 분석가는 "시장은 이번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졌다고 보지만 이는 진짜로 다소 잘못된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둔화로 아시아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유가를 억누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란시스코 블란치 상품 전략가는 "솔직히 공급이 많이 늘었지만, 수요 또한 약해짐에 따라 유가가 뒤집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는 수급 펀더멘털에 따라 실제 거래되고 중국 경기둔화로 약간의 에어 포켓(공백)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