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가 최근 2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스타트업들은 벤처캐피털들로부터 556억 달러(77조3천억 원)를 조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올해 1분기의 378억 달러(52조5천억 원)에 비해 47%,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7%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이들 자금 중 거의 절반인 271억 달러(37조7천억 원)가 AI 스타트업들에 돌아갔다.
AI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의가 벤처캐피털 투자의 회복을 촉진한 셈이다.
다만, 이런 투자금 증가가 더 많은 스타트업들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간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투자 자금은 모두 3천108건의 거래에 돌아갔는데,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다.
예컨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60억 달러(8조3천억 원)를 모았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스타트업인 코어위브가 11억 달러(1조5천300억 원)를, AI 기업을 위한 데이터 제공업체인 스케일 AI도 10억 달러(1조4천억 원)를 각각 모금했다.
미국 벤처캐피털의 투자는 2021년 4분기에 975억 달러(135조5천억 원)로 역대 최다를 달성한 이후 하락세였다.
지난해 2분기에는 고금리 환경과 함께 투자 자금 회복이 가능한 엑시트 시장(exit market)의 침체 속에서 354억 달러(49조2천억 원)에 그쳤다.
이제는 벤처캐피털들도 메시지를 바꿔 AI 부문의 성장에 베팅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회사 인스티튜셔널 벤처 파트너스(IVP)의 톰 러베로는 지난해 스타트업들의 "대량 멸종"을 예측하며 비용 절감을 독려했으나, 이제는 "AI 열차가 역을 떠나고 있는데, 거기에 타야 한다"라고 주문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투자는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943억 달러(131조 원)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분기에 비해 약 11% 증가했다.
스타트업들은 2022년 초에 침체가 시작됐는데, 팬데믹 때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금리가 상승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면서 AI 붐을 일으켰고, 스타트업 창업과 자금 조달의 열풍을 촉발했다.
금융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런웨이 파이낸셜의 설립자 쓰치 첸은 NYT에 "샘 올트먼(오픈AI CEO)이 경기침체를 막았다"고 농담을 던지며, 자기 회사의 경우 AI가 1.5명의 일을 해낼 수 있어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