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핑크 CEO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최근 시장의 '연착륙' 기대와 관련해 "어떤 착륙도 보지 못했다"면서 "포워드 커브의 완화 정도가 엄청나고, 나 역시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포워드 커브가 나타내는 것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워드 커브'(forward curve, 선도 금리 곡선)는 현재 시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에 적용될 금리를 나타내는 곡선으로, 하락하면 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에 0.5%포인트를 추가 인하하고 내년 말까지 총 190bp(1bp=0.01%포인트) 완화할 가능성을 30%대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핑크 CEO는 현재 미 행정부 정책 대부분이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방향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전망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3%의 속도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핑크 CEO는 미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는 "4년마다 선거가 있을 때 모두 선거가 시장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봐왔다"고 짚었다.
이어 "오늘날 글로벌 자본 시장의 확장으로 어느 때보다 시장의 위험이 분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핑크 CEO는 이밖에 중국이 러시아를 돕고 있는 상황에서 서구 기업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유럽 금융시장이 계속해서 통합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연준은 고용시장의 위험이 커짐에 따라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첫 인하이자 인하 폭도 통상 수준보다 컸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경제가 견고한 상태라면 단계적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정책 입장을 시사해 추가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 기대를 낮춘 바 있다.
채권 트레이더들도 파월 의장의 이런 언급에 따라 미 연준의 추가 '빅컷' 기대감을 낮추면서 국채 매수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10년 만기 국채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가 감소하고 일부 매수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3bp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4일로 예정된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과 실업률 등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 '빅컷' 기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